

"꼭 필요한 한사람 김기천"
아랫동네에 한 어머니가 계십니다. 일찍이 남편을 여읜 뒤 홀로 궂은일 마다 않고 억척스럽게 모은 살림으로 자식들을 근사하게 키워낸 분인데 글을 깨우치지 못했습니다. 그런 분이 왕인문해학교를 통해 당신의 이름 석 자를 또박또박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해학교 졸업장을 들고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낙선한 뒤 한참이 지나서야 그 어머니가 고백하셨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이름을 찾지 못해 찍는 데 실패했다고. 그랬던 어머니가 요새 제 명함을 앞에 두고 날마다 김.기.천 세 글자를 열심히 연습하신답니다. 이번에는 틀림없다고. 며칠 전 한 딸기농장 청년농부 부부를 만났습니다. 조선소에서 십 년 넘게 일해 모은 돈으로 스마트팜을 짓고 4년째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부부는 앞날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연이은 농사 실패와 지속적인 시설투자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빚이 늘어나니 불안한 것입니다. 청년 부부의 사람 좋게 웃던 미소가 마음을 울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성실하고 선량한 삶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 물음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4년 전 67표가 부족했던 그 자리로 김기천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 사이 헤아리기도 힘들 만큼 많은 어르신들이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그 빈자리가 어찌나 큰지 한낮에도 마을 안길이 어둡고 예배당에는 휑한 바람이 일어납니다. 그 무겁고 쓸쓸한 자리를 돌아보며 묻고 또 묻습니다. ‘나는 왜 다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서호, 학산, 군서, 미암 구석구석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십니다. 장화 발로 무논으로 뛰어든 사람, 전화하면 곧장 달려와준 의원, 약속하면 반드시 지켰던 실천가, 군정에 거침없는 비판과 실천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한 용기 있는 정치인. 저를 다시 일으켜세우는 칭찬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곧 털고 일어서야 합니다. 명예를 쌓는 일이 제가 정치하는 까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순이 넘어서야 겨우 글을 깨친 어머니처럼 제 발로 면사무소 문턱 한 번 넘어보지 못한 분들의 버거운 목소리를 누군가 대신해야 합니다. 농사 초년생 노릇에 억대의 빚까지 걸머진 청년농부의 불안한 미래를 함께 나눌 선배가 필요합니다. 영암 땅을 한 번도 떠나보지 않은 젊은이들의 자긍심을 지지하고 응원해야 마땅합니다. 일평생 자식과 이웃에 힘을 쏟다 이제는 총총한 기억을 잃고 삭신도 스러져가는 어른들의 삶에 존경을 헌사하고 품위 있는 노후를 거드는 사회적 돌봄도 마련해야 합니다. 인구 10만 도시를 목표 삼는 일보다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를 영암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의료, 교육, 일자리, 복지 공동체를 설계하는 남다른 안목도 긴요합니다. 저 김기천이 그 목소리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장밋빛 약속을 하기보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결과로 증명해 왔습니다. 그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군민 여러분께 감히 요청드립니다. 주민이 부르면 달려가고 갈등의 현장을 지켰던 사람, 그래서 영암군의회에 꼭 필요한 한 사람, 저 김기천을 다시 한 번 써주십시오. 감사합니다